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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8일 간호학과 교수, 학생 및 현직 간호사들이 1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의 간호인력개편안 철회 촛불문화제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2005~2006년 전남대병원에서 2명의 간호사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간호사는 자신의 팔에 직접 독극물을 주사했다. 유족들은 "선배 간호사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그동안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건의료노조, 대한간호협회 등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하루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두 간호사의 자살 이후 7년이 흐른 2013년, 일부 병원 간호사들의 업무 환경과 문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두 간호사 자살 후 7년… 여전한 '태움'
최근 일부 간호사들 사이에 '태움'으로 불리는 폭력적인 문화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병원 내 선배 간호사들의 후배를 상대로 한 폭언, 폭행 또는 따돌림(왕따) 등을 뜻한다. 유명 대학병원이나 사설병원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태움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폭행과 폭언은 다반사다. 따돌림 당하는 간호사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간호사들이 대화를 멈추고 뿔뿔이 흩어지기도 한다. 개인 사물함에서 물건을 꺼내 바닥에 늘어놓고 "일 그만두라"고 하거나 새내기 간호사가 잠시도 쉬지 못하게 소모품 수량을 일부러 잘못 체크해놓고 정리를 지시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다 최근 퇴사한 A씨(26·여)는 "여자가 대부분인데도 집단 얼차려를 시키고 차트로 머리를 찍는 등의 폭력은 마치 옛날 군대를 방불케 했다"며 "수간호사들은 혹시라도 환자들이 원무과에 일러바칠까봐 환자들이 비교적 기력이 없는 중환자실로 들어가서 괴롭히는 일이 잦았다"고 고백했다.

올해 처음 간호사가 돼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B씨(24·여)는 "폭행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폭언과 뒷담화, 왕따의 대상이 되는 스트레스였다"며 "마치 내가 숨쉬는 것조차 용납하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볼 때마다 죽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태우는 간호사의 항변 "우린 생명을 다룬다"
'태우는' 선배 간호사들도 할 말은 있다. 이들은 생명을 다루는 의료 현장에서 일한다는 특성 탓에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고, 규율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태움은 필수적이라고 항변했다. 일부 '철 없는' 간호사들이 업무상 과실을 지적한 것을 인격모독으로만 느끼고 개선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 수간호사는 "1년차 간호사가 환자에게 수액 놔주는데 기포가 발생한 상태로 그대로 놔주려고 해 중지시킨 뒤 호되게 혼낸 적이 있다"며 "퇴근 전 그 친구 통화내용이 들리는데 '나를 미워해 괴롭힌다'는 말만 반복해 황당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수간호사는 "주사 한번, 진료 한번 잘못되면 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곳이 병원"이라며 "가뜩이나 사람이 부족해 열악한 간호 업무 환경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한 기강 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들 사이에 폭언이나 폭행이 무리하게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군대를 경험했던 남성 간호사들조차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한 남성 간호사는 "군대에서의 '갈굼'이 좀 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이라면 '태움'은 약간 간접적이면서도 더 교묘하게 드러난다"며 "군대 내무반에서 느끼던 부조리가 좀 더 비열한 방식으로 옮겨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3110613142058945&type=&&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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