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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세상이야기]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조상들의 性범죄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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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어린 아이를 강간한 사노 잉읍금을 교형에 처하다(태조 7년 윤5월16일). 형조에서 계하기를 "평해에 있는 죄수 김잉읍화(金仍邑火)는 8세 난 계집아이를 강간했사오니 율(律)이 교형(絞刑)에 해당합니다"하니 상이 그대로 따랐다(세종 8년 11월17일)

조상들의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은 단호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427년간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서 '강간'으로 검색하면 국역기준 213건(원문기준 262건) 등 200건 이상이 언급된다. 성폭행이라는 단어는 최근 들어 사용됐기 때문에 왕조실록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백성에게 선정을 베풀어 역사에서 위대한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도 성폭행범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세종 8년 11월17일자 실록에는 평해(현재 경북 울진지역)에 사는 김잉읍화라는 사람이 8세 여아를 성폭행했다 붙잡혀 형조로부터 교수형에 처할 것을 왕이 건의받아 시행을 허락했다. 이에 앞선 태조 7년 윤5월에도 11세 여아를 성폭행한 노비 잉읍금이 역시 교수형을 당한다.

2009년 대검찰청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3월호에 발표된 '조선시대 성범죄'(이현정 연구사)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강간 및 강간미수에 대한 처벌이 무거웠다. 강간은 최대 극형인 교수형을 받았다. 강간미수는 곤장 100대, 유배 1000리의 처벌이 내려졌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은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졌다. 12세 이하 여아를 성폭행하는 경우는 예외없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조선후기에는 성범죄 방지를 위해 오후8시가 되면 남자들이 거리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풍습이 존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사극과 '옛날 영화' 등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주인이 노비를 방으로 불러들여 사욕을 채우는 장면'도 과장된 측면이 크다. 실제로는 목숨을 내놓는 일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중종26년 윤6월10일에 대신 김당 등이 왕에게 종친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벌을 청하는 대목이 나온다. 왕실 종친인 고령감 이팽령이 개인노비 봉원의 딸 순금과 관계했다. 순금이 "여인이라 거역할 힘도 없어 어쩔수 없이 이틀 밤을 함께 했다"고 사헌부에 고소했다. 중종은 사건 조사 결과를 듣는 자리에서 "위력으로 간통하였다면 이 또한 강간이다"며 처벌을 하교했다.

사농공상이 뚜렷한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에 지배층이 '마음대로 노비 등을 다룰 수 있다'고 여기겠지만, 조선의 국법은 왕실의 자제들에게도 엄중했다.

최근 나주 7세 여아 성폭행 등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경찰 등 수사 당국도 뒤늦게 특별대책을 마련한다며 호들갑이다. 화학적 거세 강화에 이어 물리적 거세 법안도 발의됐다. 일각에서는 '사형제 부활'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양은냄비에 물 끓듯 분개하다 세월이 흐르고 나면 다시 식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해 장기를 손상시킨 조두순 사건이 발생했던 때가 불과 4년전인 2008년. 당시에도 요즘처럼 시끌벅적하게 사회가 들끓어 올랐지만 그동안 바뀐 것은 없었다.

김영삼 정부 끝무렵인 1997년 마지막으로 집행된 사형제 부활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타인의 인권을 짓밟는 자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 엄격한 법집행이 절실해 보인다.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신도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각인될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20906163754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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